
2024년, 한국 수영계에 또 하나의 이름이 조용히 각인되고 있다. 안양대학교 체육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박선우. 그는 단거리 자유형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망주이자, 핀수영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실력과 성과를 지닌 다재다능한 수영선수다.
박선우의 등장은 단지 유망주 한 사람의 부상을 넘는다. 그는 물과의 관계를 유년기부터 정립한 선수이며, 자유형과 핀수영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한국 수영의 서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그의 성장에는 피할 수 없는 배경이 있다. 아버지 박철규 씨는 핀수영 선수출신이다. 물은 가족의 언어였고, 박선우에게 수영은 생활이자 정체성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물속 감각을 길렀고, 청소년기에는 이미 이 분야에서 전국 단위의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하며 전문가들 사이에서 ‘물살 천재’로 불렸다.
하지만 그는 익숙한 세계에 안주하지 않았다. 핀수영에서 갈고닦은 물속 기술과 폭발적인 하체 추진력을 자유형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무대에서 또 한 번의 진화를 보여주었다. 2024년 5월,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96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유형 50m와 100m를 석권하며 자신의 이름을 전국에 알렸다.
그의 여정은 경기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난 4월, 한라배 대회에서는 경기 후반 체력 저하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한 달간 지구력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이어가며 자신의 약점을 빠르게 보완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치러진 동아수영대회에서 그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물살을 갈랐다. 단순한 실력 향상을 넘어, 자기 인식과 변화를 실행할 줄 아는 태도가 그를 특별하게 만든다.

작년 8월에 열린 제43회 대통령배 전국수영대회 자유형 50m에서는 3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증명했다. 이는 일회성 스타가 아닌, 장기적 레이스를 준비하는 젊은 선수의 단단한 걸음이다.
박선우는 팀워크의 중요성도 알고 있다. 안양대학교 스포츠단 수영부는 조우리 수영감독의 지도 하에 최근 다양한 종목에서 전국 우승자를 배출하며 주목을 받고 있으며, 그는 배재승, 한재혁 등 팀 동료들과 함께 릴레이와 단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팀 내에서 그는 중심 역할을 맡고 있으며, 기술뿐 아니라 분위기까지 이끄는 젊은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아버지 박철규 씨는 “선우는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핀수영은 그에게 가장 익숙한 무대였지만, 자유형에서도 새로운 리듬을 찾고 있어요. 그는 계속해서 자신을 넘어설 것입니다.”라며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박선우가 물속에서 만드는 물결은 단지 경기의 결과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가문의 유산을 이어받은 젊은 세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스포츠가 줄 수 있는 순수한 감동의 원형이다.
한국 수영의 미래는 지금, 박선우라는 이름을 따라 깊어지고 있다. 그는 단순한 유망주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수영으로 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 그 자체다.

미디어아워 김민찬 기자